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불확신 처방전

" 괜찮아질 때까지 등을 토닥여줄게요 "
우리가 남과 끊임없이
스스로를 비교했던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스스로가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나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안심하고 싶었을 거예요.
코로나로 인해 혼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면서
비교대상이 되어주었던 사람들을
만나보기가 어려워졌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빡빡하게 짜여있던
스케줄 또한 매우 느슨해지거나
아예 사라지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아무도 나를 감시하거나 압박하지 않다보니
처음엔 그저 편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품고는 살아오면서도 모르고 지냈던
마치 나를 둘러싼 껍질과도 같던 감정들을 느끼게 되면서 말이지요.
'해내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두려워...'
'새로운 내용은 어려울 거야. 걱정돼..'
'이 방법이 맞을까? 아니면 어쩌지..'
의심과 두려움이 많고,
'더 잘해야지.'
'전부 다 해냈어야지'
'이미 늦었어.... 실망이야'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도 스스로를 다그치는
나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믿음직스러운 누군가의 응원만 기다리며
손 놓고 있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씩씩하고 단단한 나로 변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붙잡고 싶었어요.
불필요한 이 껍데기를
하루빨리 벗어버리고 싶었으니까요.
좀 더 가볍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결정을 내려도 과정이 쉽지 않네요.
일기장을 펼쳤지만
연필을 잡고 뭔가를 써 내려갈 수 없었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으로
내달릴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요.
오랫동안 차마 똑바로 마주할 수 없던
기억과 얽힌 감정을
칼로 베듯 분석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으려
마음을 내면 낼수록
뒤 걸음질 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괜찮다고 얘기해주고,
두렵고 걱정되는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등을 토닥여주기로 했습니다.
잔잔한 음악을 켜놓고 요리도 하고
따듯한 차도 마셨어요.
몸을 이완하는 운동도 했습니다.
오늘 하루 좀 나아졌다고 해서
내일이면 마법같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변하진 않을 테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오랜 기억과 감정들이
서서히 떠나갈 수 있도록 할 거예요.
괜찮아질 때까지 등을 토닥여줄 거니까요.
자연스럽지 않은 과정은
무엇하나 없을 거예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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