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양치를 하며...
양치하는 시간이 좋다.
음식을 씹고.
맛을 느낄 뿐 아니라
말을 하는데 있어
꼭 필요한 치아와 혀.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보면
오래 함께 해온
입속 친구들을
어느새 잊고지낸다.
이들이
항상 같은곳에서
자기자리를
묵묵히 지켜주고 있음을,
힘들다 내색 한번 안 하고,
최선을 다해 일해주고있음을
새삼스래 느껴본다.

입안 깊숙한 곳까지
구석구석 닦아준다.
사랑니가 있었던 자리에는
허전함이 와닿는다.
칫솔을 틀어
앞니 뒤쪽을 비롯해
입천장도 부드럽게 비벼준다.
칫솔머리가가
앞뒤 왼쪽 오른쪽으로
헛둘헛둘 움직인다.
그 감촉을 느껴본다.
마음 한구석도
한결 가벼워지길 바라며
텁텁했던 혀도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컵에 물을 받아
우물우물
입 안 곳곳
모든곳이 깨끗해질수 있도록
입안을 부풀렸다가
작게 만들고
머금었던 물을 마침내
세면대에 퉤 뱉어낸다.
입안에 소용돌이가
적어도 대여섯번 더 치고나면
아침에 일어나 세수한 것 처럽
개운한 느낌이 든다.
양치를 하며
내 오랜 이들과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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