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약대공부

독일 약대: 공부의 어려움과 즐거움

독일 약대: 공부의 어려움과 즐거움


약대 공부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의 연속인 것 같다.
아직 씹고 있는데 식도에 호스를 꽂고
새로운 음식을 들이붓는 것처럼
매 수업마다 모르는 내용이
독일어로 마구 쏟아진다.
똑같은 수업을 10년이 다 돼가도록
반복하시는 교수님들 수업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공부의 어려움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진행하는 세미나는
듣는 이를 이해시키려는 의도보다
개인 발표를 주어진 내에 끝내고
내용에 있어 오류 없이
논리적으로 말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을 때가 가끔 있다..

1, 2학기 때는 그래도
과목 수도 상대적으로 적었고,
비슷한 내용들을 다루는
유튜브 콘텐츠도 많아서
독일어와 씨름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학기가 올라갈수록
배우는 내용을 인터넷에서 쉽게 설명하는
콘텐츠를 찾기 쉽지 않다.

도서관에서 고르고 고른 책을
4권 정도 책상에 펼쳐놓고
같은 단원에 실린 내용을
요리조리 비교하며 읽기도 하고,
영어로 번역한 후 구글링 하는 등
대안이라는 대안은 거의 다 시도해본 것 같다.

시원하게 설명해주는 책을 찾기 어렵거나,
인터넷 설명이 너무 두루뭉술할 때는,
결국 강의록으로 돌아간다.
100% 이해되지 않았던 문장과 표현을
읽고, 쓰고를 반복한다.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을 배우거나
암기보다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지식은
익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최선을 다하지만
더뎌보이기만 하는 자신이
너무 답답해서
속이 상할 때도 많았다.
(이 답답함을 흘려보내기란, 왜 이리 어렵단 밀인가?)

  독일 약대공부의 어려움




공부의 즐거움
예전에는 하도 속상하고 답답해서
이렇게 계속 읽고 쓰고만 반복하는 공부가
그저 지겹게만 느껴지고,
이런 공부를 반복하는 내 삶 또한
지리멸렬해 보였다.

하지만 무엇이든 꾸준히 노력하면
나아갈 길이 보이는 법이다.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다 보면
알쏭달쏭 두루뭉술했던 개념과 지식이
머릿속에서 구조를 잡고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마치 360p로 스트리밍 되던 동영상이
480, 720, 1440p로 바뀌면서
점점 더 생생하게 와 닿는 느낌이랄까.
학기가 지날수록
독일 사람들이 학문을 서술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1학기 때부터 배웠던 내용이
머리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뿌옇던 화면이 선명하게 될 때까지
걸리는 복습 횟수가 줄어드는 걸 보면
이 어려운 공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독일어로 약대 공부하는 건
여전히 나에게 실로 큰 도전이다.
마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안전하고 편안한 집을 짓고 싶어하는
한 명의 광대가 어느날 갑자기
집 짓는 법을 배우겠다고
건축가와 미장이를 찾아간 것 같달까.

하지만 나름 좌충우돌하며
깨지고 또 다시 일어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독일약대 공부의 즐거움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단 한번이니,
재밌게 살아보고 싶었다.
자연과학을 배우고 싶었고
사람을 돕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외국에 나가서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공부도 해보고 싶었다.
만약 내일 죽는다해도
독일 약대로 유학하기로 한 결정에는
후회가 없을 것 같다.

 YOLO, 공부는 어렵지만 가끔 즐겁다... 하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