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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약방

Medikationsanalyse: 새로운 페르소나

Medikationsanalyse
"strukturierte Analyse der aktuellen Gesamtmedikation eines Patienten"

환자가 복용하는 모든 약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약물 간의 상호작용이나,
약물 부작용은 없는지,
복용기간이나 복용량이
초과되거나 미달되지 않았는지,
증상은 있지만 처방되지 않은 약물이나
증상이 없는데도 처방이 된 약물이 있는지,
환자가 복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는지
(Compliance, Adherence) 등을 확인한다.


Bayerische Landesapothekekammer, https://www.blak.de/aktuelles-und-presse/aktuelles/meldung/bak-symposium-medikationsanalyse-schnellstmoeglich-einfuehren, am 31.12.22 abgerufen


환자 A 씨: 독일 유학생

  • 최근에 슬럼프를 겪으며, 그동안 사용하던 페르소나를 점검해야할 시기가 왔음을 직감
  • 항상 에너지 넘치게 열심히 살았음
  • 어려움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애씀
  • 환자와의 대담 (아래 내용 참고)

독일생활 슬럼프
약대공부도, 독일에서의 삶과 이곳 사람들도 전부 지긋지긋해졌다.


계속되는 공부, 시험.
"외국인"의 이미지가 디폴트(Default)라 "나"라는 사람보다 앞서는 상황.

타인에게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더 이상 용쓰고 살기에는 알게 모르게  차곡차곡 적립된 포인트 마냥 쌓인 반감이 너무 컸다. 워낙 어려서부터 평가하고 줄세우는 사회에서 살다보니,평가 시스템을 미워하면서도 내가 부여 받은 점수와 등급에 기대어 사는 방법 밖에 모르는 상태인데 여기에 반감까지 생기다보니 혼란스러웠다.
대놓고 미워하거나 탓할 대상도 없고,그렇다고 시스템 밖에서 아예 다르게 살아갈 용기와 상상력도 없다.
더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애쓰는 모든 노력이 의미없게 느껴졌다.
 "긍정적"이고 "열심히 사는" 자아이미지(페르소나)가 마침내 수명을 다한 것이다.

 
연말 딥토크 (Deep Talk)  

슬럼프를 어두운 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면 여기에는 어떠한 빛도 없고, 길도 없다.
남아있는 책임감으로 원래 하던 일, 공부는 겨우겨우 따라가는 수준으로 계속했다.
그러다가 연말을 맞았다.

연말에는 무의식적으로 긴장이 풀린다. 마음이 노곤노곤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도 지난해를 돌아보고 싶어졌다.연말의 기운을 빌어 조용히 내면에게 다가가 묻는다. 내년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어떤 모습이고 싶고. 원하는 뭔가가 있는지를.

"일단 지금 느끼는 모든 답답함과 지긋지긋한 마음을 밀어내고 억누르기보다 속시원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주길 바래"
주절주절 일기를 썼다.글쓰기를 통해 내가 겪었던 어려움과 감정들을 마주한다.얘기만 듣고 지내던 사람의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하고 이름을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한번 마주하고나니 명확해지고 인정하고 수용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어린 시절에 꿈꾸던 유능하고 멋지고 완벽한 어른에서 아주 거리 먼,흔들리고 지친 모습. 
너무나 인간적이라 미워할수 없다.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나중에는 미소까지 띠며 바라보게된다. 한결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다음에 뭘 해야할지 묻는다.

 
"다른 인간들이 뭐라하고 뭘 생각한들 너의 숨을 쉬어"
 
숨을 쉰다는건 생리적인 활동이기도 하지만,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지금 하는 공부와 일을 계속 하되,내면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하도록 애쓰라는 뜻이다. 
내면과 연결하는 방법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온 힘을 다해 사는 것"이다.
찌질하고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수용하고,어려움을 알면서도, 매순간 한걸음 떼는 결정이다.
새로운 페르소나를 찾았다. 


필요 이상으로 단단하고 강해질 필요가 없다.
물이 흘러가듯 변화는 자연스럽게 온다. 


https://youtu.be/rULV55-9m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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